10조원 규모 인천시 금고지기…우리은행 vs 신한은행 각축 예상

2018-06-22     원하리
[비즈트리뷴=원하리 기자] 시중은행들이 조만간 인천시 금고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오는 9월경, 인천시는 2019~2022년, 4년간 시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인천시 1금고와 2금고는 각각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인천시는 한 해 예산 규모가 약 10조원에 달해 현재 시·도금고 선정을 앞둔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시중은행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 인천시금고 선정 당시에도 주요 5대 은행 모두 입찰에 참여했다.
 

그 중에서도 현재 신한은행이 맡고 있는 1금고 자리를 우리은행이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104년 동안 맡고 있던 서울시금고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줬다. 뿐만 아니라 4년 전 인천시금고 선정 시에도 신한은행이 선정되고, 우리은행은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러한 이유로 기세를 몰아 금고지기의 자리를 지키려는 신한은행과 더욱 공격적으로 금고지기 자리를 쟁탈하려는 우리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앞다퉈 시금고 운영 기관에 선정되려고 하는 것은 시금고 운영 기관에 선정될 경우,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데다 지역 내 다른 금융사업에 참여하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금고 선정을 위한 출연금의 이상 과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들의 주요 수익처가 이자수익인 점을 고려했을 때, 출연금의 출처는 고객들이 은행에 지급한 이자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연금 과열 현상이 발생할 경우 고객들의 돈으로 특정 지역 주민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고객들의 이자로 수익을 창출하는 은행이 더욱 높은 출연금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그 부담이 고객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며 "무조건 출연금을 높게 제시하는 은행에 시금고지기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출연금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가이드라인이나 출연금 상한제 도입 등을 통해 출연금 경쟁 양상이 과열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서울시금고에 선전된 신한은행은 출연금으로 3000억원 가량을 제시했다.
 
이는 4년 전 서울시금고에 선정됐던 우리은행이 제시한 14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액수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금고를 선정할 때 고려되는 자산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수준, 자본적정성 등이 시중은행 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출연금이 시금고로 선정되는 주요 요인이 된다"며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시금고에 선정되기 위해 높은 출연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시 1금고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은 선정 당시 470억원을 출연했고, 2금고를 맡고 있는 NH농협은행은 85억원을 출연했다. 앞서 진행된 서울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출연금이 지난번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것을 견주어 볼 때, 이번 인천시금고 선정 과정에서도 1000억원 내외의 출연금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