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자수첩] 결심 앞둔 이재용 재판, 특검의 '공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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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결심 앞둔 이재용 재판, 특검의 '공과 실'

기사입력 2017.07.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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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재판의 1심 공판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1일과 다음달 1일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고, 2일에는 마지막 증인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해 신문한다. 이후 이틀간의 공방기일을 거치고, 다음달 7일에는 형량이 결정될 예정이다.

4월7일부터 4달 가까이 진행돼 온 재판에서 60명에 이르는 증인이 소환되고 수천 페이지의 증거자료가 제출됐지만 “증거가 넘친다”며 호언장담했던 특검은 끝내 혐의를 입증할 만한 '스모킹 건'은 단 하나도 가져오지 못했고, 되레 삼성의 무혐의를 입증해준 일등'공'신으로 등극할 판국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위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를 단독 지원했으며,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과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보낸 후원금까지 총 433억원을 뇌물로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타진한 현안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 상장 등을 들었지만, 청와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한 증인들은 하나같이 "삼성 특혜와 관련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차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관련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대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그는 삼성물산 합병 후 신규로 순환출자고리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지는 했지만 청와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은 "인민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부터 '공정위 내부에서 (삼성의) 처분 주식 수와 관련해 900만 주와 500만 주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와 관련해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에게 500만 주가 합리적이라는 설명을 듣고 ‘소신껏 결정하라’고 했다”며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받은 사항은 없었다는, 안 전 수석과 같은 맥락의 진술을 했다.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서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은 “안 수석에 수 차례 보고했지만 너무 관심이 없어 서운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금융지주사 전환 시 도리어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3.2%를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는 더욱 불리해지는 상황이었다는 내부적 분석도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또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특혜 상장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히려 한국거래소가 미국의 '테슬라'의 사례를 보고 삼성에 추천한 내용이었음이 밝혀졌다.

김병률 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거래소가 규정 개정을 할 때 감독당국 입장과 시장 요소를 고려하는데 7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발표가 있고 나서 규정 개정을 해서 국내 시장으로 이끌어 와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하며 "거래소 입장에서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 상장이 특혜로 비치는 데 대해 업무담당자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명백하고 직접적인 증거 보다는 '정황'과 '추측'만 난무하는 공방 속에서 특검은 도리어 증인들을 통한 '삼성의 무죄 입증'이라는 자기 모순에 빠진 모양새다.

한편 재판이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소득 없이 흘러가는 공판에 조급해진 특검은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며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증인 채택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검은 지난 12일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유라씨의 새벽2시부터 오전10시까지의 '8시간 행적'에 대해서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이날의 수사과정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 중인 정 씨에게 모종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남겨져 있다. 

특히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됐지만 3차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였던 만큼 정 씨로서는 검찰에 협조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지난 44차 공판에서 특검이 막판 뒤집기의 희망을 걸고 증거로 채택한 '청와대 캐비닛 문건'에 대해서도 증거의 객관성을 지적받았다.

특검이 제출한 문건들은 '사본' 형태이기 때문에, 원본이 아닌 이상 실제로 청와대에서 발견된 문건과의 일치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보관 경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문건이 증거로 가치를 지닌다고 해도, 문서상의 우병우 전 수석의 지시 내용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의도 뿐만 아니라, 경영권 승계 과정 중 불법이 자행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감시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0여 회에 걸친 공판은 막바지에 들어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특검은 여전히 '추측'의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특검의 혐의 입증 능력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간접증거를 통해 세간의 여론과 정서를 환기하기 위한 무리한 전략을 펼치는 특검에게  '증거재판주의' 는 과연 어떤 결론을 가져다 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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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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