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현장] 이재용 결심공판, 반올림 vs 태극당 그 날의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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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재용 결심공판, 반올림 vs 태극당 그 날의 팩트

기사입력 2017.08.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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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8일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친박단체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취재 중인 사진기자를 집단폭행했다"며 관련자들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며 이재용부회장 공판의 또다른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전개과정을 들여보다면, 팩트는 다를 수 있다.

때로 진실은 한컷의 사진이나 행동이 아니라, 폭력에 상응하는 행동을 유발한 과정에도 주목해야 접근할 수 있다. 

그날 6일 오후부터 7일 오전까지 현장에서 24시간 지켜본 기자로서, 이번 폭력 사태의 전개 과정을 공개한다.

9bcf00c9a66c457ab1a67e6703029137_T2kLQyQsy4U992YucdaHF5YCth.jpg▲ 이재용 부회장 결심공판 당일 새벽 l 비즈트리뷴 DB
 


■8월 6일 (이재용 결심공판 전날)부터 새벽까지

이재용 결심공판은 그 무게감에 걸맞게 6일 오후부터  방청권을 받기위한 '줄서기 경쟁'이 시작됐다. 이전까지만해도 새벽 6시~7시면 방청권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이번만은 달랐다. 

필자는 현장에 6일 오후 3시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13번째로 줄을 설 수 있었다. 그동안 새치기가 적지않게 발생했던만큼 방청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순서 개념의 포스트잇에 숫자를 기록해 남겼다. 

8월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6일, 오후 3시경 도착해 13번의 번호표를 배정을 받아 들었다. 현장에는 돗자리를 이미 펴고 자리를 잡은 삼성임직원들과 몇몇 기자들, 일반 시민들과 친박단체로 알려진 '태극당'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태극당은 오전 7시부터 왔다고 했다. 방청권은 32장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8월들어 가장 뜨거웠던 여름날씨였던 탓에 모두들 법원 근처 카페를 오가며 가방을 지켰다.

마지막 결심공판이다 보니 어떤 변수가 생길 지 걱정되는 마음에 자리를 뜨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숨막히는 더위와 밤을 지샐 것을 생각해 돗자리 구입에 나섰다.(6일 오후 7시30분경)

이 시간까지도 시민단체 반올림측은 없었다.

계속해서 여러 매체 기자들이나 일반시민들이 왔다가 허탈해하며 돌아섰다. 이날 오후 5시경 중법정에 허용되는 32석을 위한 인원수는 마감됐다. 

밤 11시경 현장에 다시 도착했을 때 돗자리수와 줄서기에 합류한 가방, 인파들은 꽤 많아졌다. 더위로 인해 가방만 두고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방청은 불가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올림측 사람들은 돗자리를 펴 함께 기다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리는 듯 했다. 이후 휠체어를 탄 한 반도체 피해자와 모 매체기자가 카메라를 돌리며 인터뷰와 취재에 들어갔다. 

취침을 하는 사람도 있고 책을 보거나 기사를 쓰는 기자들, 일반 시민들도 다함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인터뷰는 강행됐다. 

이후 일반 시민과 여러기자들의 항의와 따가운 눈총속에서도 취재는 계속됐다.

얼굴이 찍히는 지 확인을 하며 지워달라는 시비도 종종 있고 큰소리도 오갔다. 다른공간으로 이동하면 충분히 현장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태극당 돗자리 바로 옆에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휠체어를 탄 피해자는 자리를 떠났다.

현장의 한 일반 시민은 "도대체 어느 매체인지 말도 안하고 매체명도 모른채 아무리 얼굴이 안나온다고 해도 카메라가 저렇게 도는데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밤을 지샜다. 

일반 취재기자들 역시 혹여나 더위에 찌든 초췌한 모습이 찍힐까 노심초사하며 등돌리고 앉아 그 카메라가 꺼지고서야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반면 태극당은 그동안 현장 기자들을 향해 미워하고 욕하기도 했으나 미운정이 들어서인지 그날 만큼은 협소한 자리를 양보하기도 하고 짐을 지켜주기도 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밤새 잠 못 이룬채 혹여나 반올림 측과 갈등을 빚을까 멀찌감찌 떨어져 법원 계단에서 밤을 지샜다.

긴 새벽동안 돗자리를 펴고 더위와 모기와의 사투를 벌이는 시민과 기자 모두를 위해 모기향과 가벼운 음료를 제공했다. 

삼성의 한 직원은 한쪽 구석에서 자는 시민들까지 모기향을 피워주었으나 반올림측에는 다가가지 못하고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태극당과 반올림, 기자의 돗자리 가운데 모기향을 피우고는 계단으로 돌아갔다.



7일 오전 5시 37분.jpg▲ 7일 오전 5시 37, 당시 현장사진 l 비즈트리뷴 DB
 

■8월 7일, 이재용 결심공판 당일 아침

어수선한 돗자리 위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나서 눈을 떠보니 여명이 밝아오고 시간은 오전 5시를 가리켰다. 

밤 사이 인터뷰와 영상을 찍던 카메라 기자(?)는 결국 아침부터 사단이 나 경찰 2명이 출동했다. 결국 사진 몇장을 삭제하고 상황이 해결이 안됐는지 경찰 4명이 더 출동했다. 

이 가운데 반올림측 관계자 김모씨는 계단에 앉아있던 삼성직원에게 다가가 임시 방청권 발부와 가방만 두고 안나타난 사람들의 것까지 삼성의 책임으로 몰며 따졌다.

삼성측은 "오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최근들어 시민들의 안전과 새치기 방지를 위해 그렇게 해왔다"며 "가방만 두고 간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장에 있었고 너무 더운 사람들은 차에서 잠깐 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모씨는 "삼성이 나서서 방청권 배부한 것 아니냐"며 소리를 질러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모씨는 9시가 넘어 현장에 도착해 인터뷰를 돕고 이내 자리를 떴다가 이른아침 다시 나타나 이의를 제기했다.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아침부터 여러 기자들과 일반 시민이 속속 몰려들자,  결국 법원에서는 예정보다 30분 앞당겨 법원 내부로 입장시켰다.

입장이 시작되자 앞서 삼성직원에게 향했던 반올림측의 주장은 이내 기자들에게 화살이 돌아왔다.

반올림 관계자 이 모씨 역시 출입구와 법원관계자를 막아서며 "이 더운 날 밤을 여기서 지샜다. 가방만 새워놓고 갔다가 온 사람들 양심선언 하라"며 소리쳤다.

그러자 주변에서는 "제일 늦게 합류해놓고 무슨 소리냐", "꼭 잠을 자야하냐, 낮에 계속 줄서다 지쳐서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가고 더우면 세워놓은 차에도 갔다가 하는거지", "제일 늦게와서 말이 많다, 잠못자게 방해만 실컷 해놓고" 등 반발이 거세지자 특정 인물에게 다가가거나 지목하며 "양심선언 하라"고 큰소리를 쳤다.

세월호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한 학생까지 이모씨와 함께 줄서있는 사람들 한명 한명을 둘러보며 "당신은 어제 새벽에 없었어","빨리 나오세요"라고 잡아끌기도 했다.

그 중에 지목된 사람들은 "아이가 있어서 땡볕에 줄서다가 밤에 재워놓고 아침일찍 나온거다", "무슨 권리로 이렇게 몸에 손을 대냐", "그럼 일찍 오던지"라고 점점 언성을 높였다.

이모씨와 반올림측은 막무가내로 막아서고 잡아끌었다.


7일 오전 1시 18분.jpg▲ 7일 오전 1시 18분 현장, (왼쪽부터)삼성임직원과 시민들과 기자들이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 시간에도 문제를 제기한 이 모씨는 없었다. l 비즈트리뷴 DB
 

그 화살은 이내 화장실을 딱 한번 가고 새벽까지 기사를 썼던 필자와 단 1분도 잠못들고 계단에 앉아 밤을 지새운 삼성 직원에게 돌아왔다.  

이모씨와 반올림측과 함께하던 학생은 "이 기자님은 새벽에 제가 기사쓰시는걸 봤다"고 언급하자 눈을 돌려 삼성직원에게 "당신은 나와"라며 삿대질을 했다.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이 사람들은 첫번째 돗자리에서 다 잤는데 무슨 소리를 하냐"며 "저 빨간옷은(삼성직원) 밤새 저 계단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뭐먹고 모기향 피워주고 가져가고 하대.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법원측은 결국 강제로 입장을 진행했고 그러자 끝내 이모씨는 M매체 취재기자의 멱살과 가슴팍을 잡고 끌어내리려고 실랑이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시민과 삼성직원들,  법원관계자들은 잠시동안 뒤엉키기도 했다.

투쟁수준의 아침을 맞이하고 법원내부로 모두 입장을 마치고  311호 법정 대기선에 일렬로 줄을 섰다.

진짜 '전쟁'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법원 내부로 들어온 뒤 이모씨와 반올림 관계자는 "기자들이나 태극당이나 진짜 양심도 없다", "삼성이랑 다들 한통속이다" 등 계속해서 자극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자 태극당 관계자는 "(이모씨를 향해) 당신이야말로 왜 여기있어? 늦게와서 못들어가는데 시비는 왜 자꾸거는데? 못들어가더라도 온 순서대로 따지자면 더 훨씬 뒤로가야지! 왜 여기있는데? 빨리 뒤로가! 당신이야 말로 빨리 더 뒤로가! 제자리로!"라고 소리쳤다.

이에 이모씨는 계속해서 "빨간옷 나오라그래! 빨간옷 밤새도록 없었잖아"라며 물고 늘어졌다.

앉아있던 기자와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아저씨 이분(삼성직원)은 밤새 1분도 안주무셨다"고 하자 "전부 문제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늦게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역시 새벽내내 자리만 지키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새벽에 5분도 자리를 비우지 않은 필자에 대해 막무가내 주장을 펼치기도 했던 것.

이러한 '우기기'를 하며 그들이 공격당하자 황상기 반올림 대표와 활동가들과 함께 교대로 자리를 지켰다는 주장을 펼쳐 비난을 샀다.  

이런 크고 작은 말싸움이 계속된 오전이 흐르며 카메라 기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모 매체 카메라기자가 태극당 시민을 너무 가까이서 찍자  "촬영하지 말라"며 시작된 실랑이는 언성이 높아지며 태극당 시민에게 "씨XXX"라는 욕설을 내뱉었다.  욕을 먹은 시민은 카메라 기자를 쫓아갔고 그 카메라 기자는 도망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도망간 카메라기자는 시민들에게 잡혀 결국 인정하고 사과를 했으나 다소 빈정거리는 말투로 "욕해서 미안합니다 됐죠?"라며 화를 돋웠다.

이후 더 많은 카메라 기자들과 취재진이 도착해 촬영에 임했고 각자 맡은 자리를 지키며 취재에 돌입했다.

그러나 당시 태극당은 오전부터 시작된 반올림측의 말싸움과 카메라기자의 언행과 무리한 밀착취재에 극도로 흥분했다.

그러는 사이 카메라 기자들은 길게 늘어선 법정대기줄 사이로 반올림측의 휠체어를 탄 피해자가 눈에 띄자, 열띤 취재를 벌였다. 카메라 기자는 물론 취재기자들까지 휠체어 피해자들과 주변 피해자들에게 질문공세를 폈다. 

특히 휠체어를 탄 반올림 관계자를 중심으로 취재경쟁이 벌어지며 북새통을 이루자 (태극당측에서) 보호자에게 "데리고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그 보호자는 "그러지 마세요"라고 소리치며 태극당측과 설전을 벌였다.  

반올림 관계자는 시간적으로 방청권이 없는 순번이었음에도 이목을 집중시켜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없지않다.

언론에 등장하는 사진에는 휠체어 피해자의 괴로워하는 모습이 비쳐지며 반올림측에는 옹호와 안타까움, 태극당에게는 온갖 비난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태극당측도 할 말은 있다. 물론 폭력 행사 자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야한다.    

다만, 그들은 카메라기자들을 향해 "찍지말라"고 여러번 주문했다. 그럼에도 현장의 격한 소동이 '폭력사태'로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취재에 최선을 다하던 한 카메라기자가 폭력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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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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