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고베제강 게이트에 닛산, 스바루까지...휘청이는 일본 제조업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고베제강 게이트에 닛산, 스바루까지...휘청이는 일본 제조업

기사입력 2017.10.30 23:5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고베제강.jpg▲ 고베제강의 품질 데이터 조작 사태에 이어 일본 자동차 기업의 안전검사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며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ㅣ JapanTimes
 
[비즈트리뷴] 고베철강의 품질 데이터 조작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가운데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고베제강이 올해 중간배당을 취소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6일 미국 법무부가 고베제강에 요청한 품질 조작 관련 자료가 형사책임을 묻는 수사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회사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앞서 닛산자동차와 스바루에서 무자격자가 차량 안전검사를 실시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데 이어 고베철강의 부품들이 일본 주요 자동차기업에 납품됐다는 것이 확인되며 일본 자동차 업계가 휘청이는 모습이다.

잇따른 데이터 조작 소식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 품질 조작 사태로 추락하는 고베제강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0일 고베제강이 4월~9월의 배당(중간배당)을 취소한다고 보도했다.

고베제강은 지난 7월 28일 2년 만에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품질 데이터 조작 사태로 기업 실적 동향이 불투명해지자 3개월 만에 결정을 철회했다.

350억엔(3500억원)의 흑자를 예상했던 올해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최종손익 또한 '미정'으로 수정될 전망이다.

경상이익은 기존 전망치 550억엔(5500억원)에서 수십억엔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루미늄구리 제품 품질 데이터 조작 관련 손해배상과 최악의 경우 대규모 리콜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고베제강 조작 관련 자료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요구가 강제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해당 사태가 미국 당국의 개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16일 항공기 업체 보잉사 등 미국 기업에도 고베제강 제품이 납품됨에 따라 미국 법무부가 고베제강에 관련 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아직 조사 단계 수준이라 확실치 않지만 미국 법무부의 요구가 소환장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형사 기소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베제강 게이트는 지난 8일 고베제강이 2016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자사 4개 공장에서 품질 미달인 알루미늄 및 구리 제품의 데이터를 조작해 200여개 기업에 납품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도요타자동차와 닛산, 혼다, 스바루 등 7개 일본 자동차 대기업은 물론 고속철도와 미쓰비시중공업의 국산 제트여객기 'MRJ', 지난 10일 발사된 우주로켓 H-2A 36호기까지 고베제강에 납품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방위성은 10일 "자위대 항공기와 미사일 등에도 고베제강의 불량 알루미늄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GM, 포드자동차와 미국 항공기 업체 보잉사 등 미국 기업에도 고베제강 제품이 사용됐다.

일본의 거의 모든 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까지 고베제강 불량 제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일본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11일 일본 언론은 고베제강의 철분 제품과 고베제강 자회사의 반도체 재료에 대한 데이터 위조 사실을 연달아 폭로했다.

또한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 위치한 고베제강 9개 그룹에서도 알루미늄구리특수강 제품에 대한 데이터 조작 정황이 포착됐으며, 불량 제품 납품처가 200여개 기업이 아닌 500여개 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품질 데이터 조작 사건 발표 후 고베제강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데이터 조작이 10여 년 전부터 관례처럼 이뤄진 행위였다는 증언이 추가로 나오고, 주가는 연일 폭락하는 등 상황은 악화됐다. 

문제는 고베제강이 8월 내부조사를 통해 품질 조작 문제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해당 문제를 은폐하고 데이터 위조를 계속했다는 사실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고베제강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으며, 일본품질보증기구(JQA)는 고베제강 일부 제품의 일본공업규격(JIS) 인증을 취소했다.

노가미 고타로 관방 부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고베제강 게이트에 대해 "공정거래의 기반을 흔드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경제단체연합회장은 "일본 제조업 전체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매우 중대한 사태"라며 유감을 표했다.

■ 끝나지 않은 일본 조작 스캔들...닛산과 스바루도

고베철강 품질 데이터 조작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7일 일본 닛산자동차의 국내 6개 공장에서 안전검사 자격증을 갖추지 않은 무자격자가 완성차 품질 검사를 해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해당 공장에서 출하될 예정이었던 자동차 6만대는 2주간 출하 정지됐으며, 120만대 차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27일 스바루 자동차도 30년 동안 무자격자가 출하 직전 완성차의 안전 검사를 맡은 것이 드러나 차량 25만5천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안전검사 자격증을 갖춘 자동차 업체 종업원들이 정부를 대신해 안전검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두 기업은 이 같은 제도를 악용해 자격증을 갖춘 종업원이 무자격자에게 도장을 빌려주는 편법을 사용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의 품질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요시나가 야스유키 스바루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30년 전부터 계속된 구조였다"면서 "검사는 매우 중요한데 이를 확실히 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품질조작 및 대규모 리콜 사태로 신뢰를 크게 잃은 상태다.

지난해 미쓰비시자동차는 차량 연비 조작 사건과 주행 중 바퀴가 빠지는 결함을 20년간 은폐한 일로 파산해 닛산에 매각됐다.

지난 6월에는 세계 2위 자동차 에어백 제조사인 일본 다카다가 자사 제품의 결함을 15년간 은폐하고 납품해온 사실이 드러나 대규모 리콜을 진행했으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도산했다.

지난 26일 일본 혼다자동차는 사이드미러가 주행 중 접히는 결함으로 6개 차종 22만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고베제강 조작 사태와 관련해 도요타, 혼다 등 고베제강을 납품받은 일본 자동차 업체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안전 조사를 통해 자사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일련의 사태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신뢰를 잃은 상태라 쉽게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본 외신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닛케이는 "고베철강 사태의 충격이 '메이드 인 재팬'의 신뢰성을 뒤흔들고 있다"며 "그동안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비리가 계속 발각됐음에도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도 관련 기업 제품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는 등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 신뢰 잃은 일본 기업, 국내 기업 반사이익 기대감

잇따른 문제로 일본 기업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자 국내 자동차철강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58.8p로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 상품 구조가 비슷하다.

문제가 발생한 일본 기업 제품을 한국 기업 제품이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특히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에 가장 큰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국면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가장 큰 라이벌인 고베제강의 스캔들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과 치열한 경쟁관계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철강 업체들에게는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드 인 재팬'의 신뢰도가 전 세계적으로 타격을 받아 상대적으로 국내 완성차들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고베제강 품질 데이터 조작 사건과 일본 자동차 기업의 불확실한 안전검사 사태가 연이어 드러나며 쉽게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수혜를 얻을 수 있을지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kimgusrud16@gmail.com]
<저작권자ⓒ비즈트리뷴 & biztribun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비즈니스트리뷴(www.biztribune.co.kr)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서울 아03021 ㅣ 등록일자 2014년 2월 25일
제호 : 비즈트리뷴 | 발행일자 2013년 12월 1일 | 발행인 이규석 ㅣ 편집인 이규석 ㅣ 공동대표 반병희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4길 9,  삼보빌딩 7층 706
전화 (02)783-9666  팩스 (02)782 -9666  biztribune@biztribune.co.kr 
청소년보호책임자 배두열 ㅣ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 및 광고부문 자율규약 준수 서약(제 152호)
Copyright ⓒ biztribune All right reserved.
비즈트리뷴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