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수십억 해킹에 가격 폭락까지... 가상화폐 '안전지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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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해킹에 가격 폭락까지... 가상화폐 '안전지대'는 없다?

실명제에도 전환율 미미..."자산? 화폐? 명확한 정의 시급"
기사입력 2018.02.1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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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ORTUNE>

 

[비즈트리뷴=윤민경 기자] 일본에 이어 이탈리아도 비트코인이 해킹에 노출되면서 아시아와 유럽 가릴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잇단 가상화폐 해킹 논란으로 국내도 과연 투자 안전지대인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유럽도 예외 없다...이탈리아 1800억 규모 가상화폐 해킹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 피해로 5700억원 상당의 코인이 공중분해 되며 그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탈리아 거래소도 해킹 공격으로 18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사라져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이탈리아 거래소인 비트그레일(BitGrail)은 자체 조사 결과 신생 가상통화인 나노(Nano) 1700만 개가 무단 인출됐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비트그레일의 피해 규모는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난달 일본의 최대 거래소 코인체크가 해킹으로 큰 규모의 피해를 입은 데 이어 발생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일본 코인체크는 580억엔(약 57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 뉴이코노미무브먼트(NEM·넴)를 도난당해 대국민 사과를 통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유출 사건이 일어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코인체크는 아직까지 해킹 용의자에 대한 뚜렷한 단서도 찾지 못하고 있어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보안관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그 파장이 비트코인 폭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의 가상화폐 규제 철폐에 이어 주요 국가에서 줄줄이 발생하고 있는 거래소 악재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 중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한때 최저점을 경신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지난 2일 폭락한 이후 다시 1000만원 선을 회복했지만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6일엔 700만원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해킹 피해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상화폐 가격으로 인해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시각들이 많지만, 이탈리아 거래소 사건 이후에도 불구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예상을 웃도는 950만원대 전후를 유지하면서 아직 가상화폐에 대한 시장 가치가 남아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국내 시장도 얼마든지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전 세계적인 가상화폐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가상화폐 거래 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종전에 기대와는 달리 가상화폐를 전면 금지하고 있어서 주목되고 있다.

 

◆ 韓 가상화폐 규제...중국보단 덜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5일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 접근을 차단하고 비트코인과 관련된 광고는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 제거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이 지난해 9월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비트코인 거래소 3곳에 대한 조사 이후 안정성 결여 등을 이유로 모든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중국은 한때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0%를 차지했지만, 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가상화폐와 관련한 자본 유출, 탈세, 돈세탁 등이 사회문제로 크게 대두되면서 규제 철폐로 가상화폐 관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도 전력 대량 소비와 투기 조장 등의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 앞서 쓰촨, 원난 등 중국 남서부 지역은 저렴한 전기료와 온화한 최적의 날씨로 비트코인 채굴의 천국으로 꼽혔다.
 
중국 외 다른 선진국들도 앞다퉈 리스크 관리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하며 가상화폐 관련 범죄 단속 및 자금세탁 방지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가상화폐가 자금세탁 등 불법 용도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적 공조를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재무부도 1월 중앙은행에 투기와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가상화폐 규제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베트남은 최근 가상화폐의 발행·공급·사용 전면금지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가상화폐 투기를 막기 위해 지난달 30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했고, '자금 세탁 방지 가이드 라인'을 만들며 가상화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섰지만 아직은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당국이 도입한 거래 실명제가 시중 은행에 전격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 전환율이 여전히 미미한 만큼 관련 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은행권으로부터 실명 활용이 가능한 가상계좌를 공급받지 못한 한 소규모 거래소가 급기야 거래 중단을 선언해 논란만 키웠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자금세탁방지 보안강화를 주문했지만 무분별하게 늘어난 거래소 관리 정책 미흡과 자산도 화폐도 아닌 국내 가상화폐의 모호한 정체성이 위험을 키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상화폐가 화폐로 인정되지 않은 만큼 관련 정책이나 규제도 겉돌기식에 불과할 수 있다"며 "중국처럼 거래를 전면 금지할 것이 아니라면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그에 따른 법제화 절차를 이른 시일 내에 밟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민경 기자 bnb826@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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