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미투운동이 낳은 또다른 피해자 …'강 건너 불구경' 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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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이 낳은 또다른 피해자 …'강 건너 불구경' 홍익대

기사입력 2018.03.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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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DB

 

[비즈트리뷴=김려흔기자]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K교수의 미투를 고발한다는 글이 SNS에 등장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교수의 과목 수강 학생이 '제2의 가해자'로 지목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캠퍼스의 경우, 대학교수가 가해자라면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끼어있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측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K교수 미투 사건에 제 2차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A씨는 "지난 11일 K교수의 미투 고발글이 익명 게시판에 게재된 뒤, 반 대표를 맡고 있어 고발글이 올라온 다음날 K교수방에 과제 제출 관련해 방문할 일이 있었으나 가기가 꺼려져 교수님께 방문할 수 없다는 의사전달과 함께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교수님을 대상으로 이런 글이 올라왔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운을 뗐다.

 

A학생이 고발 내용을 K교수에게 알렸다는 소식이 퍼지자 A학생에게 돌아온 것은 'K교수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줬다'는 손가락질과 따가운 눈초리였다. 이로 인해 A씨에게는 '제 2의 가해자'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익명의 게시판에 신상정보와 온갖 비방글이 올라왔다.

 

A씨는 "고발글에 올라왔던 '디자이너는 금기를 깨봐야 한다', '나와 친해져야만 한다' 등 교수님의 언행이 올라왔을 때 디자이너 금기는 타인과 다르다고 말하며 반대표는 연구실에서 과제 컨펌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던 K교수의 모습이 떠올라 머리 속이 하얘졌다"며 "그래도 교수님께 다짜고짜 안갈 수 없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수강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온 학교가 저를 향해 돌을 던지는 상황에서 학교 기관이나 학과장님 등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해결되지 않았고, 저는 매일 토하고 약을 먹는 상황인데 학교 측이나 교수님들은 개인적인 일이라고만 생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성열홍 홍익대학교 홍보실장은 "오로지 학생의 주장가지고만 학교에서는 나설 수 없다"면서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성평등기관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공식적으로 신고가 접수된 건이 단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신고도 안하면 학교 측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A씨는 "그 기관에 두번이나 가서 상담을 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학과장에게도 면담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개인적인 가벼운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면서 "이번 상황으로 앞으로 몇년은 더 다녀야하는 학교생활이 어려워 지고 잃은 것도 많은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번 K교수의 미투 고발글로 또다른 경우의 피해자는 A씨 뿐만 아니다.
  
A씨가 교수에게 상황을 전달한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하는 B씨 역시 곤혹을 치르고 있다.

 

B씨는 "A씨가 K교수에게 전달한 상황이 미투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 "피해자들이 우선이라 생각을 했고 A씨가 도움을 청한 교수님들은 수업시간에 제 실명까지 거론해 저역시 커뮤니티에서 실명과 신상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피해를 보고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제가 교수님들께 전달받은 내용이나 알고 있는 내용과 A씨가 알고 있는 내용이 다른 점이 많다"면서 "기관이나 교수님들께서 자리를 마련해 A씨와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으면"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A씨는 이와 관련"사실상 학교측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해결해 준다고 하더라도 이미 털려버린 신상이라던 지 손가락 받았던 사건은 없어지지 않는 것인데 익명 보장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익명보장이 되는 곳이라도 믿을 수가 없어서 어디다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고발글의 K교수는 취재 요청에 "잘못 전화했다"며 통화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뒤 계속되는 취재 요청에 "학교 측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익명게시판의 내용 및 관련된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며 "불특정한 내용에 대해서는 차후에 사실관계여부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예정"이라고만 답할 뿐 해당 학생들이 겪는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여성가족위원회 관계자는 "학계 의료계 정계 어느 분야에서든 지 당연히 성범죄가 근절돼야 하고, 이번 사건과 같은 제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내 팽배해 있던 성범죄의 뿌리를 뽑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관계자는 "미투가 분야를 막론하고 확산된 가운데 특히 학교 측에서는 이번 사건과 같은 미투를 통한 피해자나 상황들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면서 "여가위뿐만 아니라 교문위도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미투 등 사태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미투도 문제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번 사건이 지도자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된다"면서 "미투로 인한 대책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같은 피해자들 역시 국회에서는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려흔 기자 eerh9@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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