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한카드-밴대리점, 데이터 청구대행 이관 갈등 '극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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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밴대리점, 데이터 청구대행 이관 갈등 '극적 합의'

밴사 위탁 유지하기로...어려워진 카드시장 '생존 갈등' 본격
기사입력 2018.04.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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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밴(VAN)사가 맡아왔던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 이관을 놓고 갈등을 벌여왔던 신한카드와 밴대리점이 25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신한카드가 이 업무를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케이알시스에 넘기는 방안을 철회하고 다시 밴사에 위탁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예정된 밴대리점 측의 신한카드 이용거부 궐기대회도 철회됐다.
 
이날로 예정됐던 궐기대회의 주최 측인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밴대리점 협회)는 "신한카드로부터 밴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상생할 방안에 대해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우리도 점진적으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신한카드 본사 앞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한신협에 업계 상생 방안으로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 이관 중단 ▲중소영세가맹점 수수료 정률 인상 등 밴 수수료 체계 조정 ▲가맹점 모집인 비용 인상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업계에서는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 이관 사안을 놓고 신한카드와 밴사, 밴 대리점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탓에 갈등 봉합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었다.  
 
      
신한카드사옥.jpg
▲신한카드 사옥 <사진제공=신한카드>

 

이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밴 시장의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밴사는 카드사로부터 '승인중계 업무'와 '전표매입 업무'를 위탁받는다. 승인중계 업무는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결제승인을 내리는 업무다. 또 전표매입 업무는 이렇게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한 뒤 나온 매출전표(영수증)을 확인하고 수거하는 업무인데,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와 '전표수거 업무'로 나뉜다. 밴사는 이중 전표수거 업무를 밴대리점에 위탁하고 있다. 즉,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가 300만개에 달하는 만큼 밴사를 통해, 또 밴사는 밴대리점을 통해 가맹점을 관리하는 구조인 셈이다.
 
그동안 신한카드는 전표매입 업무 수수료로 밴사에 18~20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신한카드에서 전표매입 업무 중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를 앞으로 수수료가 더 저렴한 케이알시스에 넘기고, 밴사에는 전표수거 업무만 맡기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신한카드가 제시했던 전표수거 업무 수수료는 3원이다.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될 곳은 밴사다.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를 못 하게 되면서 신한카드로부터 받던 전표매입 업무 수수료가 18원에서 3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 밴사 관계자는 "지금은 종이전표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매입업무 중 전표수거 업무는 비중이 매우 작을뿐더러, 3원으로는 그마저도 처리하는데 적자가 나는, 말도 안 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또 "카드사에서 매입 비용을 못 받게 생겼는데 당연히 그 손실이 밴대리점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밴사로부터 수수료 비용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밴대리점 측에서도 발끈하고 나섰다. 밴대리점은 신한카드가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를 케이알시스로 이관한 것을 이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영석 한신협 사무국장은 "안 그래도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가 업계에 확산되면서 전표수거 업무 자체가 줄어 수익이 30% 정도 감소했다"며 "여기에 신한카드까지 데이터캡처 업무를 아예 맡기지 않겠다고 통보해 밴사에서는 대리점에 비용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데이터캡처 업무가 한 달에 10억건 정도 되는데, 신한카드에서 15원을 깎으면 한 달에 1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총 1800억원 정도 수익이 줄어든다는 얘기인데, 밴 업계 자체가 그 정도 손실을 감내할 능력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신한카드가 지급 비용을 줄이면 밴대리점이 밴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밴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카드 측에서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는 다른 회사로 업무를 옮긴 것뿐 문제 될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밴대리점의 주요 업무인 전표수거에 대해서는 비용을 그대로 지급하고 있지만, 밴사가 매입업무 수수료 감소를 명목으로 밴대리점에 제공해야 할 수거 비용을 중간에서 가로채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가 계속 인하되면서 카드사도 힘들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더 저렴하게 데이터캡처 업무를 맡길 수 있는 곳으로 옮긴 것"이라며 "회사에서는 이 업무를 빼고 남은 수거업무에 대해서는 이미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데, 밴사에서 밴대리점에 제 돈을 안 주고 있는 게 문제"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날 신한카드가 한발 물러서며 업계 이해자들간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모양새다. 다만,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손실을 떠넘겨야 하는 구조인 만큼 업체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본질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카드업계 고위관계자는 "물리력을 행사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서로 부담되기 때문에 신한카드에서도 우선 (데이터캡처 청구업무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 같다"면서도 "서로서로 배부를 때는 업체들끼리 사이좋게 나눠 먹는 게 가능했지만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진 현재 상황에서는 카드사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IT기술도 발달하고 있고, 시장 상황도 계속 변하고 있는데 지금 이 고비용 구조의 신용카드 결제 프로세스가 계속 유효할 수 있을지는 한 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 kimgusrud16@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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