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자수첩] 롯데몰 군산점 사태를 보며…누굴 위한 상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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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몰 군산점 사태를 보며…누굴 위한 상생인가

기사입력 2018.05.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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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윤민경 기자] 롯데몰 군산점이 군산 지역 소상공인단체들과의 불협화음으로 폐점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27일 군산에 롯데몰이 오픈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일어난 일이다.

 

롯데몰 군산점은 현재 GM사태로 침체된 군산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호재다. 서비스업 특성상 고용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의 떼쓰기 식 협약 요구와 이에 따른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의 행정 조치로 인해 롯데몰 군산점 영업은 일시 중단됐다. 완전한 폐점은 아니지만 폐점이 현실화될 경우 어렵게 취업 문턱을 넘은 롯데몰의 수많은 직원들은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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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윤민경 기자.

중기부는 지난달 30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 따라 롯데쇼핑에 롯데몰 군산점 영업 일시정지 이행 명령을 전했다. 롯데쇼핑이 군산 지역 소상공인단체들과 상생합의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일시 영업정지 ‘권고’를 무시하고 개점을 강행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누굴 위한 상생협력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다. 중기부가 소상공인과 기업의 상생을 이끌어내기 위해 도출한 상생법이 오히려 상생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중기부의 상생법으로 인해 기업들은 기존 유통산업발전법과의 이중규제 한복판으로 등 떠밀린 모습이다.

 

롯데몰 군산점 개점은 군산 지역에서도 반기는 현안이었다. 군산 지역 전반에 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의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그래서 중기부의 이번 영업정지 발표에 실망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군산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롯데몰 군산점 입점을 통해 고용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군산의 고용 창출 문제와 GM사태 이후 악순환되고 있는 경기침체 문제가 다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한다.

 

군산 지역은 현재 중공업 공장 폐쇄와 GM사태로 인해 상당한 경제적, 인력 운영적 측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많은 경제 인력들이 지역을 빠져나가면서 예전의 활기를 잃은 상태다. 군산 경기에 새로운 동력 불어넣기 위해서는 롯데몰과 같은 상업시설 입점은 불가피하다고 지역민들은 전한다. 군산 시민들은 롯데몰 개점으로 인한 수백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지만 군산점이 문을 닫게 된다면 기대는 물거품이 된다.

 

중기부는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상생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기업에 이중규제의 잣대를 들이대고 문을 닫으라는 다소 극단적인 해결책보다 기업들과 소상공인들, 이곳에서 일자리를 찾는 지역민들의 입장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현실적인 방안을 기업 및 소상공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강구하는 것이 진짜 상생을 위한 길이 아닌가 싶다.

 

중기부는 대기업들과의 소통 접점을 늘릴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정책방향을 충실하게 이행하려는 여러 유관기관들은 앞다퉈 발을 맞추고 있다. 취지나 방향에 백번 공감하더라도, 그것이 대기업 옥죄기로 비춰져서는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기부는 대기업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이번 롯데몰 군산점의 경우, 협상 과정에서 상생법을 근거로 기업에 일부 단체가 요구하는 떼쓰기 식 제안을 수용하는 것은 지역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앞서 롯데쇼핑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난 2016년 군산 지역 소상공인조합과 이미 20억원의 상생합의 펀드 조성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최근 소상공인조합에서 이탈한 3개 조합이 갑작스럽게 기존 합의를 없던 일로 하고 롯데쇼핑에 260억원의 재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일부 단체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경과 무리한 재합의 요구가 허용된다면, 이러한 사례를 악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향후 다른 기업들의 지역 점포 진출 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기업과 협상 테이블에 앉은 소상공인들은 수십억원의 상생합의 기금을 마치 로또 당첨금처럼 여겨선 안 된다. 기업들이 지역 소상공인들과 체결하는 상생합의의 목적은 우선 유통산업발전법을 준수하기 위함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지역 삶의 터전을 일궈온 주민들 중 누구 하나 낙오되지 않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상생합의 기금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투자금이지 기부금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빠른 시간 급격히 성장한 우리나라 경제의 중심에는 항상 기업이 있었다. 양질의 일자리도 기업에서 나온다. 우리 경제의 큰 뿌리로 자리매김한 기업들의 더 큰 성장을 위해서 이중규제는 꼼꼼하게 살피고 문제가 있는 규제는 풀어주는 게 맞다.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과 이에 따른 지역경제의 생존모색은 일부 소상공단체만을 위한 상생보다 중요하다.

[윤민경 기자 bnb826@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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