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위기의 국산맥주③] 토종 사라진다?…해외에 공장 짓고 역수입 전략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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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산맥주③] 토종 사라진다?…해외에 공장 짓고 역수입 전략 '이득'

기사입력 2018.05.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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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오비맥주가 미국에서 생산한 한정판 '카스'를 역수입하는 것을 두고 업계의 걱정이 많다. 주세법을 활용한 '꼼수'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내 맥주 제조업 자체가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동할 포문을 열면서 시장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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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고동우 대표(가운데)와 카스 모델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뒤집어버려’의 메시지를 담은 ‘카스 후레쉬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16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일 러시아 월드컵 한정판으로 740ml 카스를 내놨다. 편의점 기준 판매가는 3500원으로 이를 500ml로 환산하면 2365원이 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카스·하이트·피츠 500ml 맥주(2500원) 비해 약 140원이 더 저렴한 것이다.

 
원인은 뭘까. 오비맥주는 이번 한정판 카스를 모회사 미국 AB인베브로부터 OEM 제조·위탁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카스를 역수입함으로써 대형매장 등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관세청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맥주에 대해 관세를 0%로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수입맥주와 역차별받는 과세표준 차이를 악용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중이다. 그간 국내주류업체들이 수입맥주과 같이 가격을 낮출 수 없었던 데는 주세법 때문이었다. 주세법 형평성 차이로 수입맥주보다 30%가 넘는 주세율을 적용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오비맥주의 '역수입' 전략이 향후 국내제조면허를 갖고 있는 주류기업으로 옮아갈 포문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데 있다.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3곳이 각각 시장 점유율 60%후반, 30%초반, 6~7%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에서 '규제의 벽'에 가로막히며 수익성을 잃어가는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사업부에서 영업손실 289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1분기 손실폭 344억원 적자폭을 줄였지만, 이는 해외수출 증가와 지난해 선보이 발포주 맥주 '필라이트' 선전 덕이 컸다. 롯데주류 역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28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68억원을 달성한데 비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그나마 오비맥주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940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늘었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총 19종을 해외에서 생산된 맥주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고 이 비중은 지난 4년간 328%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업계는 그간 국내에서 생산하던 국산맥주를 글로벌 계열사를 통한 OEM으로 수입원가를 낮춰 들여와 판매하는 더 낫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뜩이나 수익성 때문에 허덕이는 데 국내 생산설비를 해외로 모두 이전해 OEM으로 수입하는 것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산이 허용될 경우 국내 주류기업들은 글로벌 회사의 판매대행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기적으론 수익이 더 큰 해외생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내맥주 3사 실업사태 및 협력업체 도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맥주와의 과세표준 차이를 악용해 동일한 브랜드에 다른 가격 정책이 적용됨에 따라 시장 질서를 저해하고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오비맥주의 이번 카스 전략이 국내맥주시장의 질서가 근본적으로 파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안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gee7871@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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