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자수첩] KT발 보편요금제 도입을 보며…이통사의 고객가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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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발 보편요금제 도입을 보며…이통사의 고객가치 노력

기사입력 2018.06.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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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KT가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은 '요금제 개편'을 실시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강제적인 '보편 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더불어 경쟁사들 역시 직·간접적인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 가치 혁신' 노력을 지속하며 경쟁해 온 만큼, 전 국민이 실감할 수 있는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를 볼 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지난달 30일, 3년만에 요금제 전면 개편에 나섰다. 이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LTE베이직' 요금제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월 2만원대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의 가이드라인 보다도 오히려 혜택이 크다. 'LTE베이직'은 선택약정 25%를 적용시 월 2만4750원에 음성통화 무료, 데이터 1GB를 제공한다. 사실상 KT발 '보편요금제'가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실현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KT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시작 단위도 4만원대까지 낮췄다. 월 4만9000원의 '데이터온 톡' 요금제에서는 3GB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한 뒤 소진 후 1Mbps로 제한된 속도에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월 6만9000원인 '데이터온 비디오'는 기존에 6만원대 요금제에서 제공하던 데이터 10GB의 10배인 100GB를 제공하고, 소진 후에는 5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게 했다. 또 8만9000원에 제공하는 '데이터온 프리미엄'은 용량과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완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KT의 요금제 개편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타 이동통신사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한 고객은 "동일한 데이터 용량 대비 획기적인 가격의 KT 신규 요금제는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당장이라도 KT로 바꾸고 싶은 생각"이라며 번호이동 의사를 강력하게 표현하는 사람도 여럿 봤다. 타사 고객들이 이같은 반응을 당장 번호이동으로 이어갈지, 사용중인 통신사에 비슷한 유형의 요금제 개편이 일어나길 기다려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시장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것만은 분명하다. 

같은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자유로운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환영의 뜻을 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마냥 두발 뻗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양사가 KT의 요금제 개편을 뒤따를 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몰라도 비슷한 유형의 요금제 개편을 반드시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업계의 시각이다.

KT가 이번에 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 전체를 포괄하는 전방위적인 요금제 개편을 내놓으며 주목받은 것 사실이지만, 경쟁사들 역시 가계 통신비 할인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한 것만은 아니다. 이동통신 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면, 이통사들은 '각자의 속도에 맞춰' 전에 없던 혁신들을 이뤄내고 있다.

사실상 요금제를 통한 고객 혜택 제공에 가장 먼저 앞장 선 것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8만8000원대에 '속도·용량 제한없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고, 'U+프로야구'나 'U+골프' 등 이 요금제의 수요층에 걸맞은 킬러 서비스들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8가지 고객가치 혁신안'을 차례로 내놓겠다고 선포하고, 3월부터 약정제도 개편을 시작으로 로밍, 멤버십, 렌탈 서비스 등 파격적인 혜택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요금제 관련 개편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빨리 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으면 좋을 것"이라며 "국민의 절반이 사용하는 통신사인 만큼 SK텔레콤이 시행하지 않으면 어떤 서비스도 반쪽짜리에 그치게 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직접적인 요금제 개편 시기는 적어도 6월 중순 있을 5G 주파수 경매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이 원하는 주파수 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점유율 대비 주파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기존의 논리가 유지돼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통신비 절감 정책에서 행동 강령 격인 '보편요금제'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본질인 '고객 가치 혁신'이다. 보편요금제를 직접적으로 도입했든, 고가요금제를 혁신했든, 서비스 개편을 통해 간접적인 절감 효과를 제공했든지 간에 이통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 혁신을 지속하며 건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SK텔레콤은 고객 점유율이 가장 높은 1위 기업인 만큼 직접적인 요금제 개편에는 속도 조절을 하면서 서비스 측면에서 많은 혜택을 쏟아내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점유율이 다소 낮은 만큼 남은 망 여력을 활용해 가장 먼저 진정한 의미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실현했다. 또 KT는 데이터 무제한 뿐 아니라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저가 요금제까지 전방위적인 개편으로 가장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KT의 요금제 개편안 발표 직후 "시장 경쟁이 자율적으로 활성화되면 인위적인 정부의 시장 개입보다 부작용은 적으면서 이용자 혜택은 늘어난다는 점에서 정부도 바라는 일"이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통신사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는 결과론적으로 보편요금제의 선제적인 대응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강제적인 시장 개입 대신에 자발적인 경쟁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손수 시현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의 일괄적인 '보편요금제' 도입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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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기자.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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