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주52시간 근무] 현장엔 기대보다 우려…재계 해법찾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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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 현장엔 기대보다 우려…재계 해법찾기 분주

기사입력 2018.06.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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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시행인데…현장 곳곳서 '비상'
-명확한 기준에 충분한 계도기간 줘야
-근로 소득감소 우려…노사갈등 부작용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오는 7월 1일 부터 주52시간 근무가 적용되는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기업 현장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영계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제도로 인해 회사 운영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한숨을 내쉰다. 근로자들 역시 임금이 대폭 줄어든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특히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줄소송에 직면할 기업들은 차라리 벌금을 무는 편이 훨씬 낫다는 속내도 보인다. 

이처럼 주52시간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것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셈. 이러다보니 누구를 위한 근로시간 단축이냐는 원성이 터져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이 코 앞에 다가오면서 최저임금제에 비해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고 판단한다. 근로시간에 포함되느냐, 안되느냐는 애매모호한 갖가지 기준으로 향후 노사 간 갈등과 분쟁의 소지도 많아지게 됐다.
 
법정 타툼은 불보듯 뻔하다. 사업주는 자칫하다가는 범법자로 몰려 감옥에 갇힐 수도 있다. 근로기준법 110조에 따르면 주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를 시키면 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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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경영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특히 연구개발 및 영업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매출액 600대 기업 중 다음달 근로시간을 단축해야하는 업종에 속한 372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5.4%(62개 기업)가 근로시간 단축이 영업이익 등 전반적인 경영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19.6%(22개 기업)는 긍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노조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축소된 임금보전 요구'(35.7%), '생산성향상 과정에서 노사간 의견 충돌'(35.7%), '종업원 추가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29.5%), '계절적 요인 등 외부 수요변화에 따른 생산조절 능력 저하'(28.6%), '신제품개발 및 연구개발 기능 저하'(15.2%), '협력업체 납기지연에 따른 생산차질(10.7%)'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가장 많은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서와 관련해서는 72.3%(81개 기업)가 생산현장인 공장이라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연구개발 부서(22.3%), 영업 부서(19.6%), 인사부서(13.4%)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주요 대응계획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 대책 추진'(74.1%), '신규인력 채용'(27.7%), '일부 업무외주화'(12.5%), '해외공장 이전 검토'(1.8%) 순으로 나타나, 기업들이 주로 생산성향상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경연은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필요성이 높아진 탄력적 근로시간제도의 근로시간 유연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으로 단위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기업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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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해법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제도가 연착륙하자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 생산성에 상응하는 임금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을 공식화하며 변화하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고 나섰다.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업무의 균형)'을 보장하고, 동시에 업무 집중도와 생산성 제고를 꾀하겠다는 방향성이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 또, 연구개발 직군은 직원이 근무시간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도 시행하는 등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유연근무제를 대폭 확대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이 아닌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이다. 삼성전자는 업무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서 직원에게 완전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도 도입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까지 주 52시간 근무와 관련 확정된 제도는 없지만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의 계열사는 최근 일부 사무직군에 유연근무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범실시 대상 직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본격적인 도입을 위한 데이터 수집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들 중심으로 근로시간 단축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전사적으로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것 검토 중이다. 주 단위로 설계하면서 미리 많이 근무하면 일주일 중 하루는 일찍 퇴근한다든지 출근을 안할 수 있다는 것. 

LG그룹은 제한된 근무시간 내 업무 몰입을 통해 업무 생산성과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제고할 수 있도록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월부터 전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기능직의 경우 올해 초부터 일부 생산라인에서 시행하던 52시간 근무제를 이달부터는 전 생산라인으로 확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무직 직원들의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기 위해 유연 근무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LG화학과 LG유플러스도 주 52시간 근무에 맞춰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주요 그룹사들의 이같은 방안이 본격 시행되는 주52시간 근로에 대응해 경영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해서 기업들이 근로시간 유연화 등 생산성향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과정에서 노조의 임금 보전 요구, 노사 간 의견 충돌, 추가 인건비 부담 등이 주요 애로사항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근로시간 단축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협력하고 양보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매진해야하고,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선진국 주준으로 연장하는 등의 제도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연춘 기자 lyc@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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