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재계 '경영 시계제로', 대내외 불확실성 최고조…환율까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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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영 시계제로', 대내외 불확실성 최고조…환율까지 먹구름

기사입력 2018.10.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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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이 시계제로에 직면하면서 먹구름이 잔득 끼었다.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글로벌 무역분쟁과 중국의 맹추격,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환율 변동성 고조까지 엎친데 덮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기업 옥죄기 등 내부 악재가 겹쳐져 4분기에 이어 내년 기업 활동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그룹들이 계열사, 간접지분 보유회사에 대한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규제에 맞춘 사업재편에 나선 경영 행보로 풀이된다.

국회서 논의 예정인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크게 강화된다. 상장, 비상장 구분 없이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 계열사를 통한 간접 소유주식까지 포함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규제 대상 기업이 현 231개에서 607개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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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지난 4일 물류 계열사 판토스 보유 지분 전량 7.5%를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LG는 구광모 LG 회장과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 등 LG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판토스 지분 전량인 19.9%(39만8000주)를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역시 지주사 SK가 보유한 SK인포섹 지분 100%를 SK텔레콤에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1일에는 SK해운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는 총수 일가가 간접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일감몰아주기 규정이 강화되도 지분율만 낮추면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들 두 그룹사의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배경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때문이다는 시각이다. 뿐만 아니라 재계 대다수 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LS그룹, 코오롱그룹, 한화그룹 등은 각각 총수일가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지분들을 매각하거나 타 계열사에 증여하는 등 강제적인 사업재편에 나선바 있다.

공정거래법 개편의 파장이 재계 전반에 계열사 매각 및 개편으로 잇따르는 데 대해 재계에서는 법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지주회사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지주사의 평균 자회사 지분율은 74.3%(상장 40.4%, 비상장 84.2%)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50% 초과)보다 훨씬 높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지난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해 상의는 "규제 사각지대의 내부거래 규율이라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본질적으로 다른 회사 지배가 주된 사업인 지주회사는 자회사 보유 지분율이 높을 수밖에 없어 지주사 제도와 상충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구조개혁이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규제에 맞춘 사업재편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환율마저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죄는 모양새다. OECD에 이어 IMF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경제상황이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중에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무역 경쟁상대인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가 절하되며 강세가 연출되고 있는 원화 때문에 기업들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지난 4월 1달러에 6위안 초반이었던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불과 6개월 사이 7위안 부근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 역시 달러는 물론 원화 대비해서도 지속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화 강세가 올해 기업 실적과 수출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환율변동이 산업별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내고 "환율이 1% 떨어지면 총수출은 0.5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기계(0.76%), IT(0.57%), 자동차(0.4%) 등의 수출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0.37%), 철강(-0.35%), 선박(-0.18%)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량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화강세 심화까지 나타나고 있다"며서 "다음달부터 내년 경영전략을 짜야하지만 환율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연춘 기자 lyc@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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