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리딩뱅크 경쟁' KB금융과 신한금융, 내분으로 '잿빛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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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경쟁' KB금융과 신한금융, 내분으로 '잿빛 연말'

성장기반 다질 때지만, 계열사·노사 갈등에 '골머리'
기사입력 2018.12.2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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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던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암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2019년을 눈앞에 두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해야 하지만, 계열사 인사 반발, 노사 갈등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은 19년 만의 총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민은행과의 임금·단체협약이 최종 결렬된 뒤 전국 총파업 결의대회를 이어온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과반수 이상이 찬성할 경우 내년 1월 8일 영업점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 인상 ▲성과급 규모 ▲근로시간 보장 ▲임금피크제 연장 ▲페이밴드 폐지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큰 만큼 사측은 합의점 마련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워낙 입장차가 커 중재안 마련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국민은행이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만큼 총파업 충격이 그룹 전체에 전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 KB금융의 누적 순이익 2조8688억원 중 국민은행에서 올린 순이익은 2조793억원으로, 약 7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노조가 임단협 결렬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채용비리 문제를 다시 꺼내든 점도 부담이다. 앞서 증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윤 회장은 올해 6월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채용비리 의혹에서 벗어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총파업을 하면 고객 불편도 그렇고, 차질이 빚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내년 경영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파업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지난 21일 단행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상황에 따라선 확전 가능성도 커 새해 경영전략 추진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특히, 연이은 호실적을 기록했던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연임에 실패한 것을 겨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 발단이 됐다.
 
지난 26일 위 행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한금융의 주요 5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는데 이번 회장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며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인사를 확정하기 전날인 20일까지 조용병 회장과 임원 인사에 대해 좋은 분위기에서 논의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발언으로 위 행장의 임기가 3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지주와 은행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일부에선 20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과 갈등을 빚은 이른바 '신한사태'의 잔불씨가 완전 진화되지 못한 까닭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당시 홍보담당 부사장이던 위성호 행장이 라응찬 회장 측에서 역할을 했던게 문제가 됐을 것이란 판단이다.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노조가 인사 반대 성명서를 내는 등 지주와 계열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신한생명 노조는 정문국 대표이사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거쳐간 모든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정문국 대표의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생명보험지부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구조조정 전문가' 정문국의 대표이사 선임을 결사 반대한다"며 "정문국은 가는 곳마다 강압적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와 가족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정 내정자는 지난 2007년부터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과 에이스생명(현 처브라이프 생명),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등에서 10년 이상 CEO로 근무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왔다. 각 회사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는 구조조정을 강행했고, 이에 알리안츠생명에서만 지점장 100여명, ING생명에서 임직원 200여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노조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신한금융투자 노조도 핵심 사업부에 비전문가 임원들이 내정됐다며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어 조용병 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 관계자는 "임원은 육성 후보군으로 관리를 하고 있고, 이번에 자리에 오르신 분들이 임원을 처음 맡았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경영 공백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핵심 계열사들의 업권 내 톱클래스 경쟁력 확보를 내년 경영 목표로 내걸었다. 신한금융도 2020년까지 전 계열사가 각 분야에서 선두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 초 열리는 신한경영포럼을 통해 구체적인 그룹 경영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덮어둔 것이 두 금융그룹의 현재 문제를 촉발했다"며 "새해를 코앞에 두고 새 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부 문제로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승자 없는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김현경 기자 kimgusrud16@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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