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경영 끝" 남양유업, 한앤코 경영 본격화한다
"오너경영 끝" 남양유업, 한앤코 경영 본격화한다
  • 권재윤 기자
  • 승인 2024.03.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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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새 주인인 사모펀드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본격적인 회사 경영에 나선다.

남양유업은 29일 강남구 1964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한앤코 측 인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이 각각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가 됐고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이 선임됐다.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홍 회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만약 홍 회장이 반대표를 들었다면 한앤코는 다음 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에 나설 계획이었다. 

홍 회장과 한앤코의 분쟁은 2021년 시작됐다. 2021년 남양유업이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저감시켰다'는 허위 발표를 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홍 회장은 논란에 책임을 지고 2021년 5월 사퇴했다. 또한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다. 하지만 홍 회장은 거래종결일 당일 거래종결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채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한 후 일방적인 계약 해제를 주장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며 2021년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로써 올해 초 남양유업의 경영권은 60년만에 오너 일가를 떠나게 됐다. 1964년 창업 이후 새 출발의 계기를 맞게 된 것이다. 홍 회장은 창업주 故 홍두영의 장남이다.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뒤 2003년 회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여러 논란에 휘말리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왔다. 2013년 대리점 갑질 등이 보도되며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었고,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투약 사건 등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한 지난 2년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경영 공백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앤코 측은 지난 1월 내려진 판결에 대해 "그간의 가처분 소송들과 하급심 소송들을 포함하면 이번 판결은 남양유업 주식양도에 관한 일곱번째 법원 판결이며 한앤코의 7전 7승으로 소송전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M&A 계약이 변심과 거짓주장들로 휴지처럼 버려지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어 소송에 임해왔는데, 긴 분쟁이 종결되고 이제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 이와 관련하여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하며, “아울러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들을 세워나갈 것이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한앤코는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한편, 안건 중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제안에 따라 '남양유업 발행주식을 10대 1로 액면 분할하는 건'은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