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에서 전현직 임직원이 연루된 대규모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했다. 김성태 기업은행 은행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내부통제 쇄신안을 내놨다.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 DB를 구축하고 담당직원으로부터 모든 대출 건에 대해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받을 것이며, 승인여신 점검 조직을 별도 신설해 전방위적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26일 김 은행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신뢰를 생명으로 삼는 은행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이번 일로 고객님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기업은행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업은행 부당대출 사고액이 882억원(52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부당대출 사건의 중심에는 기업은행 퇴직직원 A씨가 있다. A씨는 퇴직 뒤 부동산 중개업소와 법무사 사무소 등을 차명으로 운영했고, 2017년부터 7년 동안 30명에 이르는 기업은행 임직원의 도움을 받아 대출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 785억원의 부당대출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이번 사건에 대해 내부통제와 업무 프로세스의 빈틈, 시스템의 취약점, 부당한 지시 등 불합리한 조직문화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학연과 지연, 퇴직임직원 등관의 관계에서 비롯된 끼리끼리 문화와 잘못을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온정주의 등도 지금의 상황을 만든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다.
내부통제 시스템의 전면 쇄신을 위해 지점장 이상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 DB를 구축, 친인척을 통한 부당대출 발생을 원천 차단하고 담당직원으로부터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받아 이해상충을 회피하도록 함으로써 부당대출이 발생할 개연성을 차단하기로 했다.
대출 심사역은 일정 기간 이상 동일업종 및 지역의 심사를 할 수 없도록 한다.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유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각 심사역 역시 모든 심사에 대한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 승인여신 점검 조직을 별도 신설해 영업과 심사의 분리 원칙이 잘 지켜지는지 살펴봄으로써 영업조직과 심사조직의 유착을 근본적으로 근절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부당지시와 이행 가능성을 뿌리부터 뽑아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부당지시를 내리는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신고한 직원에 대해 불이익 없도록 제도화할 것이며, 부당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이행한다면 지시자와 마찬가지로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이 밖에도 감사 직속으로 감사부 내부통제 업무를 전담하는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고,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자문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모든 재발방지 조치들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은행에 완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외부인사가 포함된 ‘IBK 쇄신위원회’도 신설할 예정이다.
김 은행장은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재발방지 조치들을 철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