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 직전까지 발행?… 홈플러스 채권 사기발행 의혹, "MBK도 조사해야"
신용등급 강등 직전까지 발행?… 홈플러스 채권 사기발행 의혹, "MBK도 조사해야"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5.03.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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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직전까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 밝혀지면서 ''갚지 못할 채권을 일부러 발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 10명 중 7명은 홈플러스 채권 사기발행과 배임, 탈세 의혹 등에 대해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전방위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설문대상의 68.7%가 홈플러스의 채권 사기발행과 탈세와 배임 의혹에 대해 회사를 넘어 대주주인 MBK까지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가 MBK가 홈플러스 인수 때 사용한 차입매수 방식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산업자본에까지 손을 뻗치는 사모펀드를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민적인 차원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 채권 사기발행 의혹은 홈플러스가 스스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서도 부족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것이 아니냐는 점을 골자로 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됐고, 3·1절 연휴기간을 마친 직후인 이달 4일 채권을 포함한 금융채무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일시 중단하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문제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사흘 전까지 회사의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가 발행된 것으로 드러난 것. 

당초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강등된 당일에야 강등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으나, 채권 사기발행 의혹이 커지자 ABSTB가 발행된 25일에 미리 신평사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는 점을 통보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ABSTB의 발행 주체는 홈플러스가 아닌 증권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채권 사기발행 의혹을 제대로 조사해야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홈플러스 뿐 아니라 MBK도 해당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배임과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MBK까지 전방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홈플러스 사태'가 터진 이후인 지난 11일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MBK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조사4국이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해온 점에서 시장 안팎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트리뷴=하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