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 슈퍼앱 그랩 홀딩스(Grab Holdings, 이하 그랩)가 내놓은 올해 매출 예측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그랩 측의 이와 같은 보수적인 전망에는 여전히 치열한 동남아시아 승차공유 및 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 그랩 2025 전망, "매출 19~22% 상승할 것"…애널리스트 예상치 밑돌아
20일(현지시간) 스트레이트타임스(ST)의 보도에 따르면, 그랩은 2025년 매출이 33억 3천만 달러(한화 약 4조 7,702억 원)에서 34억 달러(약 4조 8,705억 원) 사이로 19~22% 상승할 것으로 예측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블룸버그(Bloomberg)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측치인 35억 달러(약 5조 137억 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기 순이익 역시 예상보다 적은 23% 감소를 기록했다.
◼︎ 여전히 치열한 경쟁에 비용 늘어…그랩 CFO, "연초 매출 전망,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편"
그랩은 승차공유와 음식배달, 금융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망 기간 동안 고객 및 기사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에 대략 30%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그랩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피터 오이(Peter Oey)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매년 초에 매출 전망을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회사의 전망은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개선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2025년에는 긍정적인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그랩 2025,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낙관적 전망 가능"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인 네이선 나이두(Nathan Naidu)는 "그랩의 2025년 매출 전망은 2024년 보고된 19% 성장률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며, 조정된 EBITDA 마진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에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또한 '그랩의 확고한 고객층과 승차공유 시장의 생태계는 씨(Sea)나 쇼피푸드(ShopeeFood)와 같은 다른 경쟁사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모멘턴웍스(Momentum Works)에 따르면, 쇼피푸드는 최근 고젝(Gojek)을 제치고 동남아시아에서 3위 음식 배달 앱으로 자리잡았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