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 허리케인, 홍수 등 자연재해의 피해가 크게 늘면서 미국 내 주택 보험료가 오르고 있다. 기후 위기가 보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험료 상승 현상은 허리케인 피해로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플로리다주와 같은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 미국 내 자연재해 고위험 지역, 3년만 주택 보험료 22% 상승
지난 5일(현지시간) 가디언(Guardian)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보험료는 2020년 이후 급격히 상승하였고, 특히 재해에 취약한 일부 지역의 경우 매우 가파르게 인상되었다. 미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위험이 상위 20%에 해당하는 지역에서는 2023년까지 단 3년 만에 주택 보험료가 22% 상승했으며, 이는 전체 평균 실질 상승률인 1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미 전국 평균 주택 보험료는 연간 2,377달러(한화 약 342만 원), 플로리다주의 경우 연간 11,000달러(1,582만 원)에 달하는 가운데, 지속된 보험료 인상은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더컨버세이션(TheConversation)이 인용한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전역의 주택 보험료는 전년 대비 평균 11.3% 상승했고, 텍사스, 애리조나, 유타 등 일부 주에서는 평균치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024년에는 평균 6% 정도 추가 상승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보험료 상승과 자연재해 발생 사이 "강한 상관관계"
가디언이 인용한 한 연구는 자연재해 위험이 증가하면서 미국 내 가계 보험료가 평균 500달러(한화 약 71만 원) 상승했다고 밝혔다. 벤자민 키스(Benjamin Keys)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가 공동 저술한 해당 연구는 보험료 상승과 과거 재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위기로 인해 악화된 미래의 재난 사거들을 예측한 모델링을 결합한 결과 보험료 상승과 자연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들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와이오밍주 테턴(Teton) 카운티, 잭슨홀(Jackson Hole) 스키 리조트 지역, 루이지애나주의 어섬션 파리쉬(Assumptions Parish) 등은 미국 전역 중에서도 유독 보험료 상승이 두드러진 지역이다. 주로 대형 화재나 홍수 등으로 인한 급격한 보험료 인상이 있었으며, 이들 지역과 같이 큰 악재가 아니더라도 미네소타주와 같은 지역의 경우 우박 폭풍이나 이상 강수 등 이차적인 기상 현상으로 인해 보험료가 역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