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2030 기후 목표까지 5년여의 시간을 남겨둔 가운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기후 목표를 향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얼마 전 미국에서는 월가의 주요 은행들이 탄소중립달성을 위한 글로벌 은행 연합체(NZBA)를 줄줄이 탈퇴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의지가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 기반한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WMT.N)도 앞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 월마트, "2025년, 2030년 두 목표 모두 달성 어려울 듯"
월마트는 과거 2015년 대비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 2)을 35%, 2030년까지 65%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2025년과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월마트 측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에너지 정책과 인프라, 비용효율적인 저탄소 기술의 가용성 등과 관련한 도전적인 상황 속에서 2025년과 2030년의 두 목표 모두 달성 가능성이 없어 보이며, 진행 상황도 지연되었다고 발표했다.
월마트의 경우 환경발자국이 높은 제조업체나 식품 가공업체에 비해 판매 단위당 탄소배출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매장을 열고 상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배출량을 감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목표 달성 실패' 원인은 노후한 냉장 장비, 운송 연료, 사업 확대 등
월마트 측에 따르면, 2023년에는 운영상 온실가스 배출량이 3.9% 증가하였으며, 그 주된 원인으로 노후화된 냉장 장비와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료 배출, 그리고 재생 가능 확장 속도가 사업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된 점을 꼽았다. 스코프 1과 2 배출량 중 55% 가량은 모두 노후화된 냉장 장비에서 발생하고 있고, 운송 연료는 월마트 전체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또, 월마트는 운영 전력의 48%를 태양광, 풍력 또는 기타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 충당하고 있고, 2020년과 2023년 사이에 2기가와트 이상의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30년까지 10기가와트를 추가로 계약할 계획이나, 그 확대 속도가 사업 확장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으로 월마트는 향후 변화할 정부 규제와 시장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월마트 측은 "공공 정책이 월마트의 목표와 열망에 부합하는 행동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대규모로 저탄소 또는 저배출 기술의 개발과 배치를 장려하지 않거나 재생 가능 에너지 프로젝트의 공급이나 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 기가톤 프로젝트는 계속될까
월마트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3(Scope 3) 배출량을 보고하지 않는데, 대신 월마트는 프로젝트 기가톤(Project Gigato) 이니셔티브를 통해 월마트의 공급업체들과 협력하여 공장 효율성 개선, 포장 감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 방안을 추진해왔다.
월마트는 프로젝트 기가톤을 통해 목표보다 6년 이른 시점인 작년 초 '공급망상에서의 배출량 10억 미터톤 절감' 목표를 조기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프로젝트 기가톤에는 3,500개 이상의 월마트 공급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월마트 미국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