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급작스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지 10일이 지난 현재 홈플러스는 2차적으로 대대적 세일을 앞두고 있다. 티메프 사태를 한 차례 겪은 유통업계는 한동안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으나 홈플러스가 적극 사태 수습에 나섬에 따라 거래가 재개되면서 비워진 매대는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모습이나 여전히 시장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한산해진 매장…비워진 매대는 거의 없어

“(회생절차 신청)의 여파가 없진 않지만 일단 지켜보는 중이다”
주로 2층이나 3층에 위치해있는 의류 브랜드 매장과 잡화 등이 모인 곳에서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는 입점주 A씨는 위와 같이 말했다. “(저는)그나마 나은 편인데 당장 식당 쪽은 힘들어하신다. 그래도 저희지점은 공동대응이나 그런건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가도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주변 상권에서도 많이 와서 식사시간대는 그나마 사람들이 찼는데 요즘은 눈에 띄게 줄었다. 애가 탄다”고 한 식당을 운영하는 입점주는 성토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들의 상거래채권을 우선순위로 하여 순차 지급 중에 있으며 금일도 약 1,000개 테넌트를 포함하여 모든 상거래채권을 순차적으로 지속 상환 중에 있다”며 “또한 금주 중 세부 지급계획을 수립하여 각 협력사, 테넌트들과 상세하게 소통할 예정이다”고 했다. 그러나 입점주들은 아직 전달받은 바는 없다고 했다.
2차세일을 준비하면서 이벤트 물품을 바꾸기 위해 비워진 매대는 몇 있었으나 직원들이 분주히 물건들을 채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저번 세일 중에는 12일 오늘까지 할인을 진행하는 품목도 많았음에도 매장은 한산하고 묘하게 가라않은 분위기다. 매장 곳곳에는 한창 정리 중인 상품 더미와 미처 치우지 못한 빈상자들로 어수선함만 가득했다.
이번 2차 세일을 두고 ‘마지막 현금 동원’이 아니냐는 우려에 홈플러스는 “원래 3월은 창립 기념일을 맞아 1년에 두 차례 진행되는 빅세일이 있었다”며 “당사는 2023년 창립기념행사인 ‘홈플런’ 첫 시행 이후, ‘홈플런’이 종료되면, ‘홈플런’ 행사기간 동안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은 상품과 시즌 상품을 총망라해 ‘앵콜 홈플런’ 행사를 진행해왔다”며 일축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대형마트 규제도 한몫…그러나 MBK에 여전한 믓매

홈플러스는 경영 악화에 대한 MBK의 무능력을 문책하는 소리에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대형마트에 대한 지나친 규제 및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급속한 성장, 그리고 코로나 이후 소비자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하였기 때문”이라며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행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약 1조원”이라고 항변했다.
실제로 대형 할인점 업체들이 코로나 시기동안 급격히 온라인으로 이동한 소비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대에는 시대에 맞지 않는 유통제한법도 한 몫했다. 현재 대형마트들은 매일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온라인 물류 및 배송작업을 못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주변 골목상권과의 상생을 이유로 대형마트들의 영업시간과 개점일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이 발효됨에 따른 것이다. 대형마트는 이 법에 따라 매월 둘째주 넷째 주 일요일 두 차례 의무휴업해야 하고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영업해야 했다. 영업 제한 시간에는 온라인 주문 배송 서비스도 진행할 수 없어 코로나 시간동안 컬리나 쿠팡이 주목을 받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진행할 수 없었다.
유통법은 각 지방자치기구에 조례에 따르기에 서울 서초구는 지난 해 7월부터 대형마트들의 새벽배송이 가능하도록 영업시간 제한을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각 유통법의 변화를 기다리는 사이 대형마트들의 매출은 곤두박질 치고 온라인 대형 업체인 쿠팡은 지난 3년간 매해 영업실적의 신기록을 경신해왔다.
하지만 홈플러스를 운영해온 MBK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끊이질 않고 있다. 해당 법이 없었더라도 필요한 시기에 물류센터 등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다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사모펀드다 보니 온라인쪽으로 유통업계의 판도가 바뀌던 시절에도 물류센터를 빠르게 구축한다던가 온라인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던가 하는 일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나 싶다”며 만약에 홈플러스가 정상영업을 유지할 수 없게 되더라도 멀리 있는 다른 할인점을 이용하기보다는 온라인 쇼핑쪽으로 수요가 빠지지 않을까 싶어서 같은 업 종사자로서 안타깝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 질의를 열기로 하고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비즈트리뷴=김다정 기자]